소년의 슬픈 양계

관리자

2011-04-08 21:46:27, 조회 : 2,012, 추천 : 707

겁 많은 10세 소년은 형들의 뒤를 쫓아다녔습니다.

오산비행장에서 나온 맥주캔을 주어다가 우물물을 담았습니다.

긴줄에 매어 우물물에 담가놓았다가 서정리역에 도착하는 기적소리에 소년은 물을 들고 역으로 뛰었습니다.

한시간이상이나 곧잘 연착하는 6.25직후의 열차는 찜통이고, 역무원의 눈을 피해 소년은 물을 팔았습니다.

물을 들고 가는 양이 적어서 그렇지 파는 것은 순간이었습니다.

5일장에 나가 소년은 물을 판 돈으로 "밀림의 왕자"도 보고 풀빵도 사먹었습니다.

남은 돈을 모아 암닭 한마리를 샀습니다.

암닭은 알을 이십여개나 낳았고, 병아리 품을 준비를 하자 소년은 장터에서 유정란을 사서 암닭의 품에 안겨 주고 병아리를 기다렸습니다.

한여름, 어느날 암닭은 병아리를 탄생시키기도 전에 삼복더위에 저승으로 가고 말았습니다.

그후로는 소년은 물장사를 그만두었습니다.

"밀리의 왕자"도 재미없고, 풀빵도 맛이 없고 그렇게 소년의 슬픈 양계는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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