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칠순의 배낭여행」

이재성

2013-03-24 16:43:02, 조회 : 2,121, 추천 : 605

우리는 당당한 노인! 떠나자! 배낭여행!

칠순동이 다섯명이 6박 7일의 제주올레배낭여행
인천연안부두에서 6,000톤의 큰배 세월호.
13시간 바닷길로 출발했습니다.

날씨탓일까 큰배 때문일까
비행기보다도 편안함에 뱃길에 대한 공포가 사라졌고
선상에서 맞는 해맞이는 70대의 새출발입니다.

빈손으로 가난을 극복한 세대.
저마다 가슴속 사연은 달라도 오랜세월 뒤도 보지않고 달려왔으니 모든걸 내려놓고 우리한번
쉬어가자며 떠났습니다.

성산일출봉부근 올레 1코스를 시작으로 절룩거리는 다리로 힘들면 쉬어도 가고, 택시도
버스도 타면서 노년의 배낭여행을 즐겼습니다.

회갑여행때 이 제주도의 바다에 60대의 행복을 농민의 자유를 위해 던져 버렸습니다.

정글의 법칙대로 상인질서에 반하는 농민에게 세상은 공격을 시작했고
농민은 마지막 순간까지 「농민이 죽을까 악법이 죽을까」그렇게 투쟁하였습니다.

60대란 제한시간이 끝나도록 세상은 수많은 공격에도 농민을 굴복시키지 못했고
농민은 눈이 부서지고, 관절이 부서지고, 무서진 가족들의 행복에 눈물까지 흘렸어도
자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회갑 여행때 찾은 곳, 칠순에 다시와서 푸른 제주도 바다를 바라보고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미친듯이 고함치며 가슴에 쌓인걸 토해버렸습니다.
9년동안 쌓였던걸 토해버렸습니다.
수많은 투쟁의 시간들은 기록으로 남겨지고 쌓인 분노는 모두 바다에 묻었으니 가지고 온
어수리 모종과 산나물 씨앗을 제주도에 뿌리며 행복한 마음만은 가슴에 담았습니다.

삼천리에 피어날 어수리 꽃, 생각만 해도 행복합니다.

갈길을 묻는 길손에게 제주도민도, 버스, 택시 기사님도 베풀어주신 친절함에 칠순동이 다섯명의
이름으로 감사드립니다.
올레를 장식한 "시"중에서 「누워있는 선비보다 서 있는 농부가 더 행복해 보인다」
농사도 안해본 시인은 농민의 마음을 어찌 아셨을까요?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누워서 농부의 고통을 즐기는 선비보다 고통을 극복해 나가는 농부가 더
행복하다는 것을」

조금 못 생겼다고 아까운 무우를 밭에 버리는 제주농민의 모습에 이토록
가슴이 아픈것은 같은 농민이기 때문입니다.

서귀포를 지나는 7코스가 너무좋아 가슴에 담았고 선착장 안전시설이 미비한 마라도는 오랜세월
제주도에 쏟아부은 국민의 돈이 아깝습니다.
수학여행 오는 학생들의 안전이 걱정됩니다.

올레배낭여행에서 행복을 느낀곳.
월드컵경기장옆 버스터미널건물, 특산물매장.
가족들에게 맛있는 한라봉을 보낼수 있어, 또 평생처음 쓴 칠순의 문자편지
「여보! 평생 쑥쓰러워 사랑한단 말 못했어도 당신덕에 살아온 칠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과일과 함께 편지까지 썻으니 생애제일 큰 선물을 가족에게 한것같아 행복했습니다.

5명의 팀이 아니면 6박7일을 소화하지 못했을 것, 팀원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전쟁터의 병사보다 더 치열한 삶을 살았으니 7번의 칠순여행을 계획했고 이제 두번을 끝냈습니다.

삼천리로 뻗어가는 벽오동과 어수리만 생각해도 칠순부터는 행복시대 행복으로 살것입니다.

17코스 용두암을 끝으로 해수탕에 목욕도하고 김포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우리는 당당한 노인, 경노할인되는 비행기에 탑승하므로 6박7일의 올레배낭여행이 끝났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주도」

                                                                        2013. 3. 23
                                                                         참손농장
                                                                         이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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