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리 꽃이 피었습니다.

이재용

2013-07-16 19:18:33, 조회 : 1,987, 추천 : 586

인천에도 대구에도 제주도에도 어수리 꽃이 피었습니다.
제일 부지런한 어수리, 추위가 가시기 전 제일 먼저 솟아올라
초원을 호령하듯 위용을 자랑했고, 맛있는 나물로
이른봄 맛있는 밥상을 독점했고, 초여름 6월의 하늘아래
하얀 물결의 꽃잔치를 했었고 지금은 장마속에
씨앗이 여물어 가고 있습니다.

[꽃이 핀 다음은 어찌하지요?]
많이 올라오는 고객님들의 질문입니다.

꽃이 핀 다음 파란색의 씨앗이 낙엽색으로 변할 때까지 기다리십시오.
키가 큰 어수리는 쓰러져도 그래도 두십시오. 씨앗이 여물 때까지
팔월의 뜨거운 태양이 쏟아질 때면 씨앗이 여물고,
씨앗이 떨어질 때면 가위나 작은 톱낫으로
열매 송이째 잘라 모아 건조합니다.
그 자리에 떨어진 씨앗은 봄에 싹이 돋아납니다.
수집한 씨앗은 겨울이 오기 전 밭에 뿌려주시면
내년 봄에 싹이 돋아납니다.

씨앗 생산까지 마친 어수리는 삭아서 없어지지만
뿌리는 살아남아 또 새싹이 돋아납니다.
뿌리가 숨쉬도록 속잎 한 두개만 남기고
얼음이 어는 세월까지 가을 어수리로
맛있는 밥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산나물 씨앗은 월동기를 거쳐야 발아되는 것이 있고
파종할 때도 흙을 얇게 덮는 것이 재배 요령입니다.

어수리 뿌리는 한약재로 쓰이지만
한의사의 처방으로 사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부지런한 어수리는 씨앗을 날리는 놈도 있는데
게으름뱅이 참나물, 취나물, 곤드레는 이제서야 꽃이 피는 놈도
준비하는 놈도 있습니다.

장마철 습지에 제일 약한 곤드레는 죽어가기도 하고
다른 산나물도 습지에 약하니
배수가 잘 되도록 신경써야 될 것입니다.
8월이 가까이 오면 취나물, 참나물은 하얀 꽃, 곤드레는
보라색으로 꽃잔치를 할 것입니다.

2013. 7. 16
참 손 농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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