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농업의 역사

이재용

2014-10-12 11:46:00, 조회 : 2,479, 추천 : 1051

로컬푸드에 계란을 판매하면서
전문농업인들과 이야기할 시간도 갖게 되었고
번개처럼 농사지은 자신의 틈새농업을 되돌아봅니다.

계란농장의 밭에 가보면
어수리,곤드레,취나물,참나물,방충나물,삼채,우슬초,
땅두릎,쇠비듬,개똥쑥,익모초,민들레,더덕,뽕나무,
배추, 무우, 파,빨강무, 비트 등등등
그리고 풀밭인지 농사짓는 밭인지 모를 정도로 풀이 많이나 있습니다.

20년가까이 배추농사를 지으면서
달걀먹은 고급거름에 중간크기로 무농약 배추, 무우를 키우면
맛있는 김치를 먹겠다는 생각이 늘어가는 질병 앞에서
전문 농업인들에게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겠다는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60년전 초등학생의 틈새농업은
양반스타일의 아버님 덕분에 텃밭에 있는 관사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어머님 덕분에 틈새농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얀색의 수탉과 파란머리의 숫오리와 싸움놀이를 즐겼고
출산의 고통에 사람의 접근을 거부하는 사나운 돼지도
사랑의 눈빛으로 출산을 도와주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님께 배운 틈새농업의 밑거름이
계란농장 일이 끝나고 어두워질때까지 짧은 시간의 틈새농업
수많은 도전을 할 수 있었고
얻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끝없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70대 농민의 틈새농업입니다.

혼자먹을 참먹거리는 쉽게 생산할 수 있지만
여럿이 먹을 "참먹거리"는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대량생산에 따른 질병과 해충도 어렵지만
생산품의 가공, 보관, 유통 등
생각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는게 농업인의 길입니다.
수많은 도전을 했어도
자식을 비롯한 젊은이들에게 농업은 넓고 할일은 많지만
이거다 하는 "희망"을 제시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틈새농업을 했기 때문에 세상의 공격에도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추천하기

목록보기